거울을 보기가 두려워지는 40대 후반의 나.

현재 중2, 초6 사춘기 남매를 키우고 있고 한 회사에서 20년째 일을 하고 있는 워킹맘이다.

나는 갱년기 초보 맘이다, 정확했던 생리 주기도 점점 짧아지거나 건너뛰는 경우도 있고 덥다 춥다를 반복하며 이 폭염을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온몸의 근육통은 덤이다.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하루 중에 있었던 작은 일 하나에도 신경 쓰며 밤잠을 설치는 나.

드라마 주인공보다 더 슬프게 눈물 흘리며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도 내 모습 중 하나다.

세상 슬픈 일은 모두 안고 살아가는 비련의 아줌마의 모습.

갱년기를 심하게 겪었던 친정 엄마를 보면서 그 부분만은 닮지 않았으면 했는데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신체 변화를보면서 나 역시도 갱년기는 큰 숙제인 것 같다.

갱년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우울감'이다.

사회생활을 하니 괜찮지 않을까? 했던 생각은 오산, 비슷한 나이대의 여직원들을 보니 위안은커녕 서로 말하지 못할 은근한 경쟁 심리까지 더해졌다. 이쯤 되면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지경에 이른다.

공부 잘하는 자식, 사는 지역, 남편 직업, 노후 준비 등

나이는 먹어가고 나는 아프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해놓은 일은 뭘까?

이런 불안감이 더해졌고 본의 아니게 예민해져서 인간관계도 힘들어지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그러면서 점점 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당연하게 희생을 했었고 그에 따른 상실감까지 더해졌다. 내가 주인공이 아닌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남들의 평가, 기준에 맞춰서 살았음을 깨달았다. 지금의 나이에...

그래서 시작했던 미라클 모닝.

갱년기가 시작되니 새벽 4시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할머니가 된 것처럼)

사실상 알람도 필요 없다. 4시 30분에 나만의 공간에 앉아서 따뜻한 물을 마신다.

이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날 기분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지만 따뜻한 물 한 컵을 마시고 영어 공부를 한다.

20년이 넘는 동안 놔버렸던 영어를 다시 시작했는데 예전 같은 공부 머리는 아니지만 점점 알아듣는 문장이 생기니 조금씩 자신감도 생긴다. 해외여행 가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목표다.

영어 공부를 하지 않는 날은 책을 읽는다.

아침 독서 30분과 필사를 세트로 하는데 나의 하루가 독서로 시작하니 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

한 글자 한 글자 그 의미를 새기면서 쓰는 필사, 요즘 손글씨 쓰는 일이 많지 않은데 필사를 하면서 손힘도 생기는 것 같다.

좋은 글을 읽고 쓰면서 시작하는 하루는 내가 주최가 된다.

공복 운동을 하고 싶은 날은 가벼운 옷을 입고 산책을 하거나 헬스장에 가서 가볍게 뛴다.

기분 좋게 땀 흘리고 샤워를 하는 기분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가장 힘든 건 운동하는 일인데 가장 뿌듯한 일도 운동할 때다!

미라클 모닝을 하니 좋은 점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받았다는 점.

그리고 일찍 하루를 시작하니 밤에 잠들 때도 힘들지 않다.

그전에는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는데 요즘은 눕자마자 잠들며 갱년기를 극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외모와 신체는 늙어가지만 나는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성취감도 생긴다.

뇌의 노화는 마음에서 온다고 한다.

갱년기도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100세 인생에서 지금의 40대는 20대와 같다고 한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나에게 집중하면 갱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갱년기, 노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젊음의 비결이다.

나는 오늘 또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한다.

미라클 갱년기! 환영해!! 갱년기